이별 기억 Diary


다시는 떠올리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때가 있었다.
어쩌면 그때에도 약속할 수 없는 밤이라 생각했을지 모른다.
나를 위로하고 달래주는 기억은 그 때의 그 밤들 뿐이다.

촛불을 마주하고 바이올렛에 앉아 함께 할 여행을 그리던 그 얘기들에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모른다.
홀로 현실이 된 그 얘기들을 마주하며 삶의 행복한 순간들은 더 이상 내게 만들어지지 않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.
그리움은 오롯이 너에게로만 향한다.

내 삶이 더 나은 무언가로 가득 채워질 것 같은 희망을 품은 적이 있었다.
날카로운 칼날과 같이 차가운 말들로 마음을 도려내면서도 그 상처를 다시 안아줄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던 때가 있었다.
내가 네게로, 네가 내게로 돌아오면 우리는 다시 괜찮은 사이가 되고 다시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무책임한 내가 있었다.
오래되지 않은 그리움은 기억의 한 때를 향했고 언제든 바른 길로 돌아갈 수 있을 것만 같은 환상을 주었다.
기억인지 환상인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시간이 흐르고 홀로 추억에 길들어진 지금에서야 절망과 두려움만 남기게 된다.
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나는 지금까지와 다른 방향으로는 변할 수 없다.

십년 전에 우리는 첫번째 이별을 했다.
나는 아직도 홀로 이별을 맞이하고 있다.
그 사이 몇 번이나 함께 이별을 했다.
함께하는 행복한 순간들은 몇 장 남아있지 않고 그 사이 이별들은 어제 오늘로 이어져 하루도 쉬지 않고 다시 겪게 되는 때가 있다.
마음이 아파오는 추억만으로 그리움은 짙어져 가고 어찌할 수 없는 것이 가엽다.

기억이 흐릿해져가고 나는 흑백영화처럼 갇혀있다.